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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감나무 - 안재식

기사승인 2020.09.20  17:5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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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집을 전전하던 그 시절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은 사방 별밭이었다

저 많은 별들 중에 내 별은 왜 아니 없을까

막소주 몇 잔에 하늘로 종주먹을 대곤 했다

황무지 개간하듯 모진 풍상 겪으며

어찌어찌 큰애가 국민학교 들어가던 해

내별에 눈물로 문패를 달던 날

감나무 한 그루 기념으로 심었는데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그 나무처럼 도담도담 웃음소리 키우고

두통에도 파스를 붙이던 내 어머니

주렁진 홍등을 세어보는 재미 쏠쏠했다

이제 세월이 흘러 삼십여 년

이빨 빠지듯 하나둘 뿔뿔이 흩어지고

내 어머니도 상여 타고 떠나가신 집

왁지지껄 들끓던 마당엔 허전함이 나뒹군다

연탄가스 들어찬 밤하는 볼 새 없이

오며 가며 이 공간의 주인이란 뿌듯함에

날개를 달았던 지나간 일들이

감꽃처럼 뚝 뚝 떨어지고

내 별에 문패를 떼던 날

눈물로 끌어안은 감나무, 물관이 감감하다.

 
 

중랑방송 webmaster@cnbcnews.net

<저작권자 © 중랑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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