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잠든 시인 박인환, 소설가 계용묵·김말봉·김이석, 화가 이중섭·이인성 그리고 인연을 남긴 삽화가 안석영 등과 소설가 이태준·박태원, 시인 김기림 등 문화예술인들이 일제강점기와 6ㆍ25전쟁의 흐름에 서울 「돌체다방」, 대구 「백록·아담다방」, 부산 「에덴다방」, 통영 「성림다방」, 제주 「동백다방」 등을 떠돌면서도 시대의 정서와 문화를 담아 우리네 마음을 울리며 한국문예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작품을 남겼다.
- 현재 교보문고 등 유명 서점에서 절찬리에 소개하고 있는 한국문예작가회(회장 서병진) 발행 문학과 예술의 장르를 총망라한 종합문예지 「한국문예」 2024. VOL 10 (2024년 12월 12일 도서출판 아이비애드 펴냄)에 실린 글 중에서 2024년 「한국문예 문학 대상”을 받은 작가 홍순철「필명 귀연貴緣, 서울 중랑교육발전협의회 회장, 한국교육학회 종신(終身) 정회원, 한국문예연수원 교수, 前 학교법인 송곡학원 이사장, 청소년단체 세계도덕재무장 한국본부(MRA/IC) 서울 총회장, 월간 ‘교육포럼’ 발행인, 신현고등학교 교장」이 쓴 칼럼 「시인 박인환 등 문학 예술인의 그 시대 그 시절의 다방 문화 향수」를 전재(全載)한다.
■ 시인 박인환 등 문학 예술인의 그 시대 그 시절의 다방 문화 향수
귀연貴緣 홍순철
○ 우리네 50~70년대 문학인과 예술인들이 살던 그 시절에는 모닝커피라 하여 커피에 날달걀 노른자를 살짝 얹어서 준 그 시절 그 다방(茶房)에서 그 따뜻한 다방 커피 한 잔이 그립다고 했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진흥법 제2조(정의) 1에서는 사상이나 감정 등을 언어로 표현한 예술 작품으로서 시, 시조, 소설, 희곡, 수필, 아동문학, 평론 등이고 2. 에서는 문학 창작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사람을 “문학인”이라고 말한다.
“문화예술”이란 문화예술진흥법 제2조(정의) ① 1에서 문학, 미술(응용미술 포함), 음악, 무용, 연극, 영화, 연예(演藝), 국악, 사진, 건축, 어문(語文), 출판,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및 뮤지컬 등 지적, 정신적, 심미적 감상과 의미의 소통을 목적으로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 또는 타인의 인상(印象), 견문, 경험 등을 바탕으로 수행한 창의적 표현활동과 그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나 또한 나이 들어 그런가? 폭염이 이어지는 비 오는 날인데도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이열치열(以熱治熱)인가 따뜻한 다방 커피 한 잔이 먹고 싶다.
더더욱 9월 독서의 달 “펼쳐보자, 책도, 꿈도”라는 슬로건처럼 커피향기 그윽한 다방 커피 한 잔에 취하고 싶다.
○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에 잠든 시인 박인환도 “세월이 가면”에서 “나뭇잎은 떨어지고 / 나뭇잎은 흙이 되고 / 나뭇잎에 덮여서 /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가슴에 있어. “라며 누군가를 잊지 못하고 그리워한다.
명동이 문화예술의 전성기일 때 ‘목마와 숙녀’를 남기고 요절한 시인 박인환이 비명횡사하자 시인 조병화는 조시(弔詩)에서 “인환이, 네가 없는 명동, 네가 없는 서울, 서울의 밤거리, 네가 없는 술집, 찻집, 영화관, 참으로 너는 정들다 만 애인처럼 소리 없이 가는구나.”라고 썼다.
그렇듯, 독서는 일상에서 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타인에게 마음을 열 수 있고, 상상력으로 여행할 수 있다.
우리네 젊은 문학 예술인들은 일제강점기에도 6ㆍ25전쟁 피난길에 이곳저곳을 머물면서도 뜨거운 문학 열정을 갖고 작품 활동을 했다. 그것이 이들에겐 실로 그 행복 자체였다.
인생, 자연, 인간의 감정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는 튀르키예의 작가이자 사상가인 메흐메트 무라트 일단(Mehmet Murat Ildan)은 “내 마음은 커피나 커피하우스(커피전문점)를 원하지 않고,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우정이다. 커피는 핑계일 뿐이다(My heart doesn't want coffee or a coffee house, what I really want is friendship. Coffee is just an excuse.)"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기 철학적이고 시적인 이 문구를 통해 친구와의 진정한 관계가 커피나 장소보다 더 중요하다는 의미를 전달한다.
영국의 주간 신문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도 언급했듯이, 이제 커피가 석유 다음으로 전 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많이 거래되는 세대를 불문하고 평소 하루 한 잔 이상 먹는 것으로 나타난 '사랑받는 국민 음료'의 상품이 되었다.
세계 최초의 커피숍(카페, café) 키바 한(Kiva Han)이 활기찬 도시 콘스탄티노플(오스만 제국의 수도, 현재의 이스탄불)에 1475년에 등장했다. 키바 한은 지식인, 전문가, 예술가, 학자, 상인, 청소년, 여행객의 모임 장소로써 지적 담론, 정치적 토론 및 사회적 상호 작용과 지적 교류의 상징으로 활기찬 문화의 중심지로서 역할을 했다.
○ 그 시절 여전히 문학 예술인들의 옛 향수를 간직한, 커피 향이 나는 오래된 다방들이 지식과 예술의 플랫폼 역할을 하면서 당시의 모습을 지켜나가고 있지만 아예 흔적도 없는 곳도 있다. 표지석이라도 있으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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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에 묻힌 시인 박인환, 소설가 계용묵·김말봉·김이석, 화가 이중섭·이인성 그리고 무덤을 옮긴 문학 작가 안석영(본명 안석주)도 6ㆍ25전쟁의 흐름에 다방을 떠돌면서도 시대의 정서와 문화를 담아 우리네 마음을 울린 작품을 남겼다.
시인 박인환 등 문학 예술인이 작품 활동과 교류의 공간으로 활용한 그 시대 그 시절의 다방들을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신문의 기사, 칼럼, 논문 및 논단, 소설 등에서 찾아 근대 커피문화에 관한 내용들을 조명해 본다.
서울 중랑구 망우역사문화공원에 묘터를 남긴 "우리의 소원" 통일 노래의 가사를 지은 일제 강점기 활동한 문학인, 당시 조선일보 만평가이자 영화인인 안석영은 1940년 2월 14일 자 조선일보의 '은막(銀幕) 천일야화'에서 "안국동 네거리를 나가려면 못미처 이 길에 처음 생긴 양옥집(옛날 이성용 씨 병원 밋층)에 '카카듀'라는 찻집(茶房)이 생겻스니, 이것이 서울의 원조요 찻집의 야릇한 풍속의 시초다."라며 우리나라 최초의 다방인 카카듀에 관해 설명한다.
우리나라에 카페가 들어오기 시작한 시기는 일제강점기로, 초기엔 대부분 일본인이 경영했다. 일본인 위주의 다방들 사이에서 한국인이 경영하는 첫 카페, 다방은 영화감독이자 소설가인 이경손이 하와이 출신 신여성 현 엘리스가 동업으로 1927년 서울 종로구 관훈동에 개업한 다방 ‘카카듀’이다.
영화감독이 경영하는 다방이어서 그런지 젊은 예술인이 모여들어 문학과 영화를, 사랑과 시대를 논하고 종종 전람회 등의 문화예술 행사가 열렸다. 그러나 경영이 미숙하고 손님도 많지 않아서 이경손은 수개월 만에 ‘카카듀’의 문을 닫고 상해로 갔다고 한다.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한국 근대 사료 DB근현대잡지자료 삼천리 제6권 제5호(발행일 1934년 5월 1일)에 실린 ”喫茶店評判記(끽다점평판기)“에 따르면, 「뿌라탄」'(소공동)은 「버느나무 선 洞里의 풍경」 등 여러 희곡을 쓴 극작가 유치진이 주인이다. ”…. 모이는 층은 劇藝術硏究會員을 비롯하야 여러 文人墨客들이며…. 특색은 예술가의 휴식소에 어울니게 실내장식이 沈靜하고 부드러운 점 羊乳는 더욱 마일만 하다. 연주곡목은 대부분이 洋曲.“, 「樂浪파라」(소공동)는 동경미술학교 출신 화신백화점 디자이너 이순석(李順石)이다. “주인이 화가인 만치 여기에는 화가가 만히 차저 온다…. 가끔 금 조고마한 전람회도 열닌다.”
「제비다방」 <당시 종로경찰서 근처 조선광업소 1층 / 현 종로 44번지(공평동 100) SC제일은행(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본점 옆 그랑서울타워 일대로 추정>은 총독부 건축기사 출신 천재 시인 김해경(이상)이 당시 24세에 폐결핵으로 황해도 백천 온천에 요양하러 갔다가 알게 된 기생 금홍과 함께 1933년경 문을 열었다.
“…. 이 집에는 화가, 신문기자 그리고 동경(東京) 대판(大阪)으로 유학하고 도라와서 할 일 업서 양다(洋茶)나 마시며 소일하는 유한청년(有閑靑年)들이 만히 다닌다. 봄은 안 와도 언제나 봄긔분 잇서야 할 제비. 여러 끽다점(喫茶店) 중에 가장 이 땅 정조(情調)를 잘 나타낸 「제비」란 일흠이 나의 마음을 몹시 끄은다.”
당시 「제비다방」에는 소설가 이태준, 소설가 박태원, 시인 김기림 등 1933년 서울에서 조직되었던 문학단체 구인회(九人會) 문인들이 출입하였으며, 시인이자 소설가인 이상의 문단 교류가 이곳에서 이루어졌다.
소설가 김유정과 한국의 로트렉(Lautrec)이라 불리던 화가 구본웅이 제비다방의 단골이었다고 한다. 프랑스 비운의 장애화가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이자 현대 그래픽 아트의 선구자, 현대 포스터의 아버지, 밤의 빛을 사랑한 물랭루주의 작은 거인으로도 불린다. 그는 “언제 어디서나 추함은 또한 아름다운 면을 지니고 있다. 아무도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곳에서 그것들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짜릿하다”라고 말하며 일상 속 사람들의 매력을 작품 속에 표현했다.
「낙랑파라(樂浪파라)」는 화가 이순석이 경영했다. 이곳에는 안석영, 최정희, 정지용, 김상용 등과 함대훈, 이헌구, 김광섭과 같은 해외문예파가 주로 출입하였다. 특히 ‘낙랑’은 ‘구인회(九人會)’의 아지트이기도 했다. 이렇다 할 개인 서재를 갖출 수 없었던 시절에 ‘낙랑’은 서재 겸 공동 토론장으로서의 구실을 하였다.
「돌체다방」 주인은 전남 영광군의 홍농읍 출신으로 광주고보 1회 졸업생인 하석암과 그의 아내 정두형이다. 1940년대 서울 중구 명동 2가 33(추정)에 위치한 다방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서울역 앞 2층에 위치하였으나, 해방 후 명동으로 옮겼다. 돌체 역시 은성과 같이 남ㆍ여 대학생들을 비롯해 문학인, 음악가는 물론 많은 예술인이 애용하는 유명한 곳으로, 돌체다방 터에 새긴 기념비는 "문인, 대학생, 지식인들의 사교장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로 당시 경제적으로 궁색했던 젊은 예술가들의 지적인 풍족감을 충족시켜 주던 문화의 장이었다."라고 돌체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돌체다방」은 우리나라 문화예술 분야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많은 인물들이 이 돌체다방의 단골로서 시대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가 하나같이 그곳에서 예술혼을 길러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인 김기림·김수영·박인환·서정주·오상순·조병화·조지훈·천상병, 소설가 정한숙·정현웅, 문학평론가 이어령, 수필가 전혜린·전숙희를 비롯한 수많은 문인과, 송지영·이봉구·조덕송·이병구 등 언론인, 김환기·변종하·박고석·박서보·백영수·이중섭 등 화가, 노경희·최무룡·백성희 등 영화배우, 전태기 영화감독, 정영일 영화평론가, 나운영 작곡가, 한기봉 현대무용가, 백건우 피아니스트 등이다.
「돌체다방」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기자 출신으로 소설가이자 명동 다방 문화의 산증인으로 명동의 터줏대감인 이봉구다. ‘茶房 돌체’라는 신문 쪽만 한 나무판자 간판을 달았고, 국문 밑에 서양말로 ‘Il Dolce’라고 적혀 있었다. 달다, 사탕, 또는 감미로움이라는 이탈리아 말이라 했다. 거기는 고전음악 다방이었다.
그는 화가, 문인, 음악가 할 것 없이 몰려다녔던 그 시절의 꿈과 낭만을 ‘명동백작’이라는 책에서 ‘모두가 가난하고 그렇다고 타오르는 정열을 혼자 집안에서 삭이기엔 모두는 너무 젊었다. 흘러나오는 음악 속에 닥치는 대로 문학, 미술, 음악 등을 토해내곤 했다’라고 적고 있다.
「휘가로 다방」에는 이봉구, 이진섭, 박인환 등이 자주 드나들었다. 「신한다방」은 휘가로를 운영하던 정동윤이 신한이라는 다방을 새로 내었고, 그곳엔 화가 구본웅, 최태응, 김진수, 박태진, 해방 이후 「실비명」, 「동면」, 「외뿔소」 등을 저술한 작가. 소설가로 월남한 김이석 등의 인물들이 모여들었다. 이 무렵 신한에선 슈만의 밤을 열어, 슈만의 음악을 감상하고, 시를 낭독하곤 했다 「“서울정도 600년" 관련 글에서 발췌」.
명동 한복판에 있는 「동방다방」에는 이른바 ‘자유문학파’ 문인 김광섭 모윤숙 이헌구 안수길 백철 등과 함께 시인 박인환 김수영, 화가 천경자 등 비교적 젊은 예술가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모나리자 다방」은 당시 이중섭이 어려운 시절에도 화가 박고석과 한묵과 함께 정릉을 본거지로 명동의 「모나리자 다방」으로부터 아리랑고개의 목로주점까지 함께 어울려 다니며 호방하게 한 시대와 부딪쳐갔다. 평안남도 평원군 출신인 이중섭은 6·25전쟁 중에 박고석이 피란 가 살던 부산의 6평짜리 판잣집에 몸을 의탁하는 등 인연을 맺었다. 이후 통영과 대구 생활을 거쳐 1955년 성 베드로 신경정신과 병원(서울 성북구 돈암동 51-7번지)에서 치료를 받은 후 퇴원, 박고석과 한묵이 있었던 정릉으로 들어와 1955년 12월 중순부터 반년 간 머물렀다.
○ 1950, 60년대를 다방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1950년대 전쟁을 치른 대한민국은 상처투성이였고, 예술가들의 심신도 마찬가지였다. 그 시절, 문학 예술인들은 부산으로, 대구로, 통영으로, 제주도로 떠돌며 그의 숨결을 풀어놓은 다방은 피란 내려온 문인들과 예술인들이 눌러앉아서 시름을 달래며 작품 활동을 이어 갔다.
대구 중구 향촌동은 김윤성, 김이석, 조지훈, 박두진, 유치환, 마해송, 구상, 양명문 등 문인과 김동진, 권태호, 나운영 등 음악가, 천재 화가 이중섭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문화예술인들이 둥지를 틀었다.
「아담 다방」은 아카데미극장 골목에 있었다. 6·25전쟁 피란시절인 1951년 5월 정비석, 박인환, 양명문, 그리고 출판 관계 인사들과 만화가까지 합세한 가운데 육군종군작가단이 발족한 곳이다. 또한 향토의 작가 이호우, 박훈산, 최인욱이 자주 드나들던 곳이기도 하다.
「백록다방」은 천재 화가 이중섭이 양담배 포장지인 은박지에 철필로 은지화를 그리던 1955년 초 가족과 생계 등의 문제로 심신이 지쳐있던 시기 친구 구상의 권유로 대구에서 머물던 무렵 종종 들렀던 다방이라고 한다. 「미도리 다방」은 1936년 화가 이인성이 아카데미극장 옆에서 열었다. 대구 사람으로서는 처음으로 개업한 다방이다. 그는 일찍이 일본의 제전(帝展)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선전(鮮展)에도 입상한 주목받던 화가였고, 남산병원 3층에 '양화연구소'를 열었다.
○ 「에덴다방」은 일제강점기인 그 당시 부산 광복동에 동아일보 부산지사장으로 있은 강대홍이 우리나라 사람으로 유일하게 경영하는 다방이었다. 일제강점기 소설가 김말봉이 장편소설『밀림(密林)』의 산실(産室)로 김말봉이 며칠 동안 실을 원고를 써서 에덴다방으로 가져가면 삽화를 그릴 소설가, 삽화가, 극작가, 수필가 한무숙(韓戊淑)이 기다리고 있었다. 김말봉은 장편소설 『밀림(密林)』 시대 김말봉이 대중소설의 가능성을 보인 것은 1935년 동아일보 편집국장으로 있었던 설의식, 학예부장 서항석의 주선으로 장편소설 밀림(密林)을 1935년 9월 26일부터 동아일보에 연재한 데 있었다.
○ 「성림다방」(현 통영 우리은행 앞 모노미용실)은 이중섭이 통영 항남동에서 2년여 상주하면서 1953년 12월 40여 점의 작품으로 그의 미술세계를 보여준 첫 개인전이 열린 곳이다. 청마 유치환은 성림다방에서 열린 이중섭의 개인전에서 보았던 ‘달과 까마귀’를 회상하며 ‘괴변-이중섭화 달과 까마귀에(1967)’라는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화가 이중섭은 함경도 북청 출신의 공예가 유강렬의 도움으로 미술사를 가르쳤다고 전해지는 경남도립 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에서전혁림, 김경승, 남관 등과 함께 기거하며 '세병관 풍경'(1952) '남망산 오르는 길이 보이는 풍경'(1953) '까치가 있는 풍경'(1953) '복사꽃이 핀 마을'(1953) '통영 충렬사풍경'(1954) 등 30여 점의 풍경화를 그렸다고 한다. 이중섭은 “소”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가 통영에서 그린 “흰소”, “황소”, “달과 까마귀”, “부부”, “도원” 등이 있다.
이중섭이 통영에서 전시회를 열 수 있도록 화가 김용주가 자주 가던 예술가들의 아지트 호심다방에서 통영 화가 3인과 함께 전시회를 열도록 적극 후원도 해주었다. 그 당시 호심다방은 화랑이며 신진 작가의 등용문 역할도 겸비한 곳이다.
○ 「동백다방」은 1951년 1·4후퇴 이후 제주도에 육지 피난민으로 입도한 사실적이고 낭만적인 순수문학, 소설 ‘백치 아다다’(1935)로 유명한 소설가 계용묵이 직접 이름 붙인 1950년대 문학인들의 사랑방,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였다.
1963년 제주예총은 제주시내 「양지다방」에서 ‘계용묵 선생 추도 문학의 밤’을 열었고, 1998년 제주문인협회는 ㈔한국문인협회와 SBS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그가 드나들었던 「동백다방」터로 추정되는 자리인 제주시 일도 1동 1294-2번지(칠성로와 신흥로 교차로에서 서쪽으로 두 번째 건물. 2층 건물로 현재 NAUTICA라는 옷 가게와 THEE라는 가게)에는 보일 듯 말 듯, 칠 벗겨진 ‘계용묵의 문학 산실’ 표징비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시인 박인환, 화가 이중섭 등 문학 예술인이 작품 활동과 교류의 공간으로 활용한 그 시대 그 시절의 향수가 짙은 다방 문화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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